취미 볼링 비용, 2년 반에 500만원 쓴 이야기

취미로 계속 치다 보니 공에 대한 욕심이 끊임없이 생겨서 지금까지 바꾼 공만 20개는 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공 하나로 모든 레인을 다 커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치면 칠수록 레인 상태나 오일 마찰에 따라 공이 받아주는 반응이 전혀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샌딩 공, 폴리싱 공, 미드엔드, 하이엔드 등 다양한 스펙의 볼링공을 하나씩 추가하다 보니 어느새 장비창고가 공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지금 주력으로 사용하는 공도 하나에 지공비까지 포함하면 30만원 정도 한다.

2년 반 동안 볼링을 치면서 들어간 비용을 대략 계산해 보면 장비 구매 비용, 볼링장 게임 이용료, 지공비, 액세서리 구매비까지 다 합쳤을 때 정확한 금액을 알 수는 없지만 최소 500만원 이상은 들었다. 한 달에 몇 번씩 볼링장을 방문해 주말마다 5게임에서 10게임씩 치다 보니 게임비만 해도 한 달에 15만 원에서 20만 원 이상 훌쩍 나갔다. 여기에 공을 새로 살 때마다 드는 지공비와 볼 클리너, 아대를 비롯한 소모품 비용, 그리고 레인 오일에 찌든 공을 기름 빼기 작업 맡기는 비용까지 추가되니 지출이 만만치 않았다.

볼링이라는 스포츠가 초기 비용만 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비가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항목이라는 점을 2년 반 동안 제대로 경험했다. 볼링공은 쓰면 쓸수록 표면의 마찰력이 떨어지고 오일을 흡수하기 때문에 일정 수명이 지나면 퍼포먼스가 감소한다. 그렇다 보니 스코어를 유지하거나 더 올리기 위해서 새로운 볼링공 라인업을 갖추는 데 돈을 쓰게 되고, 볼링 가방도 2볼 백에서 3볼 백으로, 다시 휠이 달린 대형 백으로 계속 업그레이드할 수밖에 없었다.

단순히 굴리는 재미를 넘어 제대로 치려고 하고, 내 구질에 맞는 공을 찾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지출이 계속 늘어났다. 신상 볼링공이 출시될 때마다 리뷰 영상을 찾아보고 ‘저 공을 쓰면 스트라이크가 더 잘 나올까’ 하는 기대감에 지갑을 열었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볼링에 쓴 500만원이라는 돈이 단순히 공을 사고 게임을 한 비용에 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시간 동안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하나의 취미에 몰입해서 실력을 올려나가는 과정에서 얻은 만족감과 경험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치 있었다.

물론 가계부를 돌아볼 때마다 취미 생활에 이렇게까지 돈을 많이 썼나 싶어 놀라기도 한다. 주위 친구들이 한 번에 들어가는 비용을 들으면 혀를 차기도 하지만, 술이나 유흥으로 소비해 버리는 돈에 비하면 건강하게 운동하고 자기계발을 한 셈이라 후회는 없다. 취미 볼링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본인의 예산에 맞게 적절히 조절하면서 친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무작정 새 공을 사기보다는 현재 가지고 있는 공들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해서 레인 상황에 맞춰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지출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면서도 볼링의 깊이를 더해가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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