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을 처음 시작하고 어느 정도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관심이 가는 것이 볼링공이다. 처음에는 볼링장에 있는 하우스볼만 사용했지만, 주변에서 개인 볼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유튜브를 보면 새 공을 구입한 후기나 장비 리뷰도 정말 많았고, 좋은 공만 있으면 점수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됐다.
나 역시 그런 마음으로 첫 볼링공을 구매했다.
당시에는 볼링공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어떤 커버스톡이 좋은지, 어떤 코어가 내 스타일에 맞는지 전혀 몰랐다. 인터넷 후기와 주변 사람들의 추천만 믿고 공을 선택했다.
새 공을 받아 들었을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내 이름이 새겨진 볼링공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의 설렘은 아직도 기억난다. 빨리 볼링장에 가서 던져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첫 게임부터 스트라이크가 쏟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하우스볼보다 더 어려웠다.
공은 예상보다 많이 휘었고, 내가 생각한 라인으로 가지 않았다. 어떤 공은 너무 일찍 반응했고, 어떤 공은 끝에서 갑자기 크게 꺾였다.
처음에는 공이 불량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는 공이 아니라 내 실력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가장 크게 후회했던 부분은 충분히 알아보지 않고 구매했다는 점이다.
당시에는 유명한 공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공은 초보자보다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볼러들에게 더 잘 맞는 성향이었다.
내가 원하는 움직임과 실제 공의 반응이 달랐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때부터 장비를 고를 때는 다른 사람의 추천보다 내 스타일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
또 하나 후회했던 것은 공만 바꾸면 점수가 오를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처음 개인 볼을 사용하면 자동으로 스트라이크가 늘어날 줄 알았다.
하지만 기본 자세가 일정하지 않으니 아무리 좋은 공이라도 제 성능을 보여주지 못했다.
릴리스가 일정하지 않고 스텝이 흔들리면 공도 매번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결국 장비는 실력을 보완해 주는 도구일 뿐이라는 사실을 늦게 깨달았다.
지공의 중요성도 처음에는 전혀 몰랐다.
처음 공을 구매할 때는 그냥 손가락이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몇 번 던져보니 손가락에 통증이 생기고 릴리스도 불안정했다.
나중에 지공을 다시 수정한 뒤에는 같은 공인데도 느낌이 완전히 달라졌다.
공이 손에서 훨씬 자연스럽게 빠져나왔고 릴리스 타이밍도 일정해졌다.
그때 처음으로 지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공 관리도 생각보다 신경 쓸 것이 많았다.
처음에는 볼링공은 그냥 사용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몇 달 사용하고 나니 공 표면에 기름이 많이 흡수되면서 처음과 움직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제야 공을 닦아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표면 관리와 오일 제거가 왜 중요한지도 이해하게 됐다.
예전에는 공이 이상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관리가 부족했던 것이다.
첫 볼링공을 사고 가장 많이 했던 실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었다.
같은 공을 사용하는 사람이 훨씬 좋은 점수를 내는 모습을 보면 괜히 장비를 잘못 산 것 같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릴리스도 다르고 회전수도 다르며 볼 스피드도 달랐다.
같은 공이라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움직임이 나온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됐다.
그래서 더 이상 장비만 바꾼다고 실력이 늘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됐다.
지금도 볼링을 처음 시작한 사람들에게 개인 볼을 언제 사야 하냐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늦게 사는 것도 좋지 않지만, 너무 성급하게 비싼 장비부터 구매하는 것도 추천하지 않는다.
먼저 자신의 스타일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어떤 라인을 좋아하는지, 어떤 스피드로 던지는지 파악한 뒤 선택하는 것이 훨씬 만족도가 높다.
처음부터 최고급 장비를 사용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는 공을 선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금 다시 첫 볼링공을 산다면 예전처럼 유명하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내 투구 스타일과 구속, 회전수, 자주 치는 레인 환경까지 모두 고려해서 신중하게 고를 것 같다.
그리고 공을 산다고 실력이 바로 늘지는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첫 볼링공은 분명 좋은 경험이었다.
비록 시행착오도 많았고 후회도 있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 장비보다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만약 지금 첫 볼링공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너무 유행만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의 실력과 스타일을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결국 가장 좋은 볼링공은 가장 비싼 공이 아니라 내가 편하게 던질 수 있고 꾸준히 사용할 수 있는 공이라는 것을 직접 경험하면서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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