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자연스럽게 원핸드부터 배웠다. 대부분의 볼링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세였고, 주변 사람들도 원핸드로 치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다른 방식을 생각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점수도 나오고 스트라이크도 가끔 나오면서 재미를 느끼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수가 정체되기 시작했다.
그 무렵 유튜브에서 투핸드 볼러들의 영상을 자주 보게 됐다. 엄청난 회전과 강한 핀 액션, 시원하게 휘어 들어가는 공을 보면서 한 번쯤은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손을 하나 더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했지만 직접 바꿔보니 완전히 다른 종목을 배우는 느낌이었다.
가장 먼저 느낀 차이는 공을 잡는 것부터 달랐다는 점이다.
원핸드는 엄지를 공에 넣기 때문에 공이 손에 안정적으로 걸려 있었다. 반면 투핸드는 엄지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공이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계속 있었다. 백스윙을 하는 순간에도 공을 제대로 잡고 있는지 계속 신경이 쓰였고, 릴리스할 때마다 손에서 공이 튀어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며칠 동안은 공을 던지는 것 자체가 어색했다.
두 번째로 느낀 차이는 회전이었다.
원핸드에서는 회전을 늘리려고 손목을 사용하거나 릴리스 타이밍을 계속 고민했다. 하지만 투핸드로 바꾸고 나니 특별히 손목을 세게 쓰지 않아도 회전이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처음에는 신기했다.
같은 힘으로 던졌는데도 공이 훨씬 크게 움직였고, 핀에 맞는 각도도 달라졌다. 물론 회전이 많아졌다고 해서 바로 점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회전이 너무 많아 라인을 읽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처음 몇 주 동안은 오히려 평균 점수가 떨어졌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스텝이었다.
원핸드를 칠 때는 몸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움직였지만 투핸드는 상체를 더 숙이고 무릎을 많이 사용하는 자세라 처음에는 균형을 잡는 것이 쉽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 슬라이딩 동작에서는 자꾸 중심이 앞으로 쏠렸다.
릴리스를 하고 나면 몸이 흔들리거나 오른쪽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았다.
영상으로 자세를 확인해 보니 생각보다 상체가 너무 빨리 일어나고 있었고, 무릎도 충분히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 부분을 조금씩 수정하면서 안정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볼 스피드도 예상과 달랐다.
처음에는 투핸드가 더 강한 힘으로 던지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원핸드보다 볼 스피드가 오히려 줄어들었다.
스윙 타이밍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은 빨리 움직이는데 스윙이 늦거나, 반대로 스윙이 먼저 내려오면서 공이 제대로 밀리지 않았다.
한동안은 구속에만 신경을 썼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힘이 아니라 타이밍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리듬이 맞기 시작하자 큰 힘을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속도가 올라갔다.
체력적인 차이도 생각보다 컸다.
원핸드를 칠 때는 팔과 어깨가 조금 피곤한 정도였다.
하지만 투핸드로 바꾸고 나서는 허벅지와 허리, 복부까지 모두 사용하게 됐다.
게임 수가 늘어날수록 하체 피로가 훨씬 빨리 찾아왔고, 자세가 무너지면서 미스도 많아졌다.
그래서 볼링을 치기 전에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이 생겼고, 하체 운동도 조금씩 시작하게 됐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핀 액션이었다.
원핸드에서는 포켓에 맞아도 10번 핀이 남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하지만 투핸드로 바꾸고 회전이 늘어나면서 핀이 서로 튕기는 모습이 훨씬 강해졌다.
같은 위치에 맞아도 스트라이크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물론 이것도 라인을 제대로 맞췄을 때 이야기였다.
조금만 실수해도 회전이 많은 만큼 미스도 더 크게 나타났다.
장비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좋은 공을 사면 실력이 빨리 늘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투핸드를 배우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이 아니라 기본 자세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아무리 좋은 볼을 사용해도 릴리스가 일정하지 않으면 원하는 움직임은 절대 나오지 않았다.
반대로 기본기가 잡히기 시작하니 기존에 사용하던 볼도 충분히 좋은 성능을 보여줬다.
투핸드로 바꾸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연습 방법이었다.
원핸드를 칠 때는 점수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투핸드는 점수보다 동작 하나하나를 반복하는 시간이 훨씬 중요했다.
스텝만 연습하는 날도 있었고, 릴리스만 반복하는 날도 있었다.
처음에는 이런 연습이 지루하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나는 투핸드를 선택할 것이다.
처음 적응하는 과정은 분명 쉽지 않았다.
평균 점수가 떨어지기도 했고, 공이 원하는 곳으로 가지 않아 답답했던 날도 많았다.
하지만 그 과정을 지나고 나니 회전과 핀 액션, 그리고 공이 만들어내는 움직임 자체가 훨씬 재미있게 느껴졌다.
원핸드와 투핸드 중 어느 방식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두 방식 모두 장점과 단점이 분명 존재한다.
다만 투핸드로 바꾸려고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처음 몇 주 동안은 실력이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미리 알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 시기를 버티고 꾸준히 자신의 리듬을 찾다 보면 어느 순간 이전보다 훨씬 안정적인 투구와 강한 핀 액션을 경험하게 된다. 나 역시 처음에는 후회도 했지만 지금은 그때 과감하게 도전했던 선택이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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